2010년대 후반 가장 화제가 된 기술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기술이다. 오토바이 헬멧같은 HMD(Head Mounted Display)를 끼고 전용 컨트롤러를 사용하면 가상 공간에서 직접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며 이전의 미디어와 다른,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몰입감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러한 VR의 특징은 게임 산업의 특징과 맞물려 어마어마한 성장을 이루어내었고, 대기업에선 VR 관련 기업을 인수하고 관련 제품을 출시하며 그 파급력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였다.
이에 VR 기술은 게임 산업에 묶여있지 않고 전반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의 주요 박물관들은 VR을 이용하여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루마니아의 PECIA 뮤지엄은 컬렉션 없는 박물관으로 빈 공간에서 화면의 3D 프로젝션을 통해 세계의 문화재를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박물관을 개장하였다.
이러한 시도들은 컬렉션을 보관하고 대중에게 공개하는 전통적인 박물관에서 앞으로 박물관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본 연구에선 가상현실과 만나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박물관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이 박물관에 자주 찾아올 수 있도록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가상현실과 만나 새로운 박물관은 어떠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는지에 대하여 인문학적 관점에 토대를 두고 기술과학적으로 접근하여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VR의 활용방식은 크게 네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이미 존재하는 박물관을 VR로 가상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박물관이다. 게임회사 유명한 넥슨(NEXON)에선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개장하여 컴퓨터게임의 역사를 느껴볼 수 있다. 다양한 체험공간 중 'VR존'에서 박물관 투어 컨텐츠를 선보이며 박물관의 틀을 퇴색시키지 않음과 동시에 박물관 본연의 의미를 충실하게 재현하였다.
두 번째로 유물이나 전시품의 배경을 보여주는 방식의 박물관이 있다. 영국 대영박물관의 삼성 디지털 디스커버리 센터(SDDC)는 박물관 내에서 청동기 시대를 VR로 보여주는 행사를 개최했다. VR을 통해 청동기 마을을 둘러보고 집에 들어가 집 내의 물건들을 살펴보고 만져보며 이러한 유물들이 왜 만들어 졌는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알 수 있도록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세 번째는 VR 컨텐츠를 만들어 관람객들에게 공개하는 박물관이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하면 다들 모나리자를 떠올리곤 한다. 그래서 박물관에 도착하면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모이곤 하는데, 문제는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이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모여든다. 이 때문에 작품을 볼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보더라도 먼발치에서 봐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이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루브르 박물관에선 모나리자를 VR 콘텐츠로 선보였다.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영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하였고, 이에 더하여 모나리자 뒤로 보이는 풍경, 모나리자의 움직임 등을 보여주며 오리지널 작품 이상의 관람을 즐길 수 있도록 구현했다.
마지막으로 실제로 존재하지 않은 공간을 보여주는 박물관이 있는데 이 중 대표적인 사례로 앞서 언급한 '도난당한 미술품의 박물관(Museum of stolen art)'이 있다. HMD중 하나인 오큘러스 리프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로 전 세계에서 도난당한 작품들을 전시하여 마치 미술관처럼 감상할 수 있는 박물관이다. 재미있는 점은 영상에서 보는 작품을 실제로 발견했을 경우 인터폴에 신고하라는 메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박물관들이 가상현실을 접목함으로써 전통적인 박물관에서 즐길 수 없었던 특정 시대의 체험, 관람품과의 상호작용, 전시물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고 대화하기 등 이전에는 보지 못한 새로운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박물관의 재미를 느끼기엔 충분하다. 또한, 2020년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전세계의 경제가 휘청거리는 있는 가운데, VR의 대표적인 특징인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는 점을 이용한다면 집에서도 멀리 외국에 나가지 않아도 관람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VR 기술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산업들과 연계시켜 관람객의 흥미에 맞는 관람품만 보여주어 관람객의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발시킬 수 있는 컨텐츠를 개발할 수 있다면 VR을 이용한 박물관의 미래는 앞으로도 매우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 게시글은 NRF 시민참여단의 공식적인 포스터가 아니며, 조사 자료를 위해 만든 글입니다.
출처:
심지영. "박물관의 가상현실(VR) 활용방식에 대한 연구." 글로벌문화콘텐츠 0.43 (2020): 85-102. www.riss.kr
aeworldmap.com/2014/09/10/digital-museum-pecica-ro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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